역사책을 읽다 보면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 남는 생이 있다.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난 곳은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수많은 기록 가운데 왜 이 장소에 주목했을까. 그리고 지금 그곳에 가면 과거의 흔적을 얼마나 만날 수 있을까.
역사원정대가 이번에 들고 떠나는 책은 [곤지의 시크릿 미션]이다. 책의 주인공 부여곤지는 5세기 백제 왕실의 인물이다. 461년 바다를 건너 왜로 향했고, 그의 일본행과 이후의 행적은 백제와 고대 일본의 관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곤지는 왜 일본으로 갔을까.
그곳에서 무엇을 했을까.
왜 그의 흔적은 1,5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본에 남아 있을까.
양형은 저자는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오랜 시간 한반도와 일본의 여러 역사 현장을 직접 답사했다. 사료를 검토하고 지도를 살피며 곤지가 지나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길을 따라갔다. [곤지의 시크릿 미션]은 그렇게 기록과 유적, 현장과 사람을 연결하며 곤지의 삶을 추적한 역사 기행서이다.
이번 역사원정대는 책에서 중요한 무대가 되었던 일본 오사카 아스카 지역과 아스카베 신사를 저자와 함께 찾아간다.
책을 쓴 사람과 함께 그 현장에 선다는 것
책에는 탐구와 답사의 최종 결과가 담긴다. 그러나 책 내의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저자가 어떤 의문을 품었는지, 어떤 기록을 발견했는지, 현장에서 무엇을 확인했는지까지 모두 담기는 어렵다.
일본 오사카 아스카베 신사를 찾아가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왜 이곳에 주목했을까. 사료 속 곤지와 이 지역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현장을 처음 찾았을 때 무엇을 발견했으며, 책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는 무엇일까.
실제 현장에서 그런 이야기를 저자에게 직접 듣고 묻는 것은 강의실에서 설명을 듣는 것과도 다르다. 눈앞의 지형과 유적을 바라보며 저자의 설명을 듣고 궁금한 것을 질문한다. 때로는 기록과 현장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지점을 발견하고, 때로는 기록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역사의 빈자리도 살핀다.
독자는 그렇게 완성된 역사 지식을 전달받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역사가 어떻게 추적되고 해석되는지를 경험하게 된다.
아스카베 신사에서 만나는 살아 있는 역사
이번 탐방에서 특히 주목할 곳은 아스카베 신사와 그 주변 마을이다. 책에서 지명과 사진으로 만났던 장소에 직접 서 보면 역사를 바라보는 감각도 달라진다. 지도 위에서는 하나의 점에 불과했던 장소에 길과 마을이 생기고, 기록 속 인물에게는 실제로 움직이고 생활했을 공간이 생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곳에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아스카 지역 주민들과 만나 지역에 전해지는 역사와 문화에 관한 이야기도 나눈다. 곤지와 관련된 기억이 지역에서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를 현지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책만으로 얻기 어려운 경험이다.
1,500여 년 전 백제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왕자의 흔적을 찾아갔다가 오늘날 그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과거의 한일 교류가 오늘의 만남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이번 여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곤지의 시크릿 미션]을 이렇게 읽으면 더 재미있다
역사원정대를 앞두고 [곤지의 시크릿 미션]을 읽는다면 모든 역사적 사실을 외우기보다 몇 가지 장을 따라가 보는 것이 좋다.
가장 먼저 곤지가 이동한 길을 눈여겨볼 수 있다. 백제에서 출발해 바다를 건너 일본으로 향한 과정과 책에서 추정하는 이동 경로를 지도를 보며 따라가면 각 지역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한층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음으로 주목할 것은 곤지가 일본에서 보낸 시간이다. 백제 왕실의 인물이 바다를 건넌 이유와 그곳에서 왜 오랫동안 활동했는지를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의 제목인 ‘시크릿 미션’의 의미와 만나게 된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독서법은 사료가 전하는 사실과 저자가 현장 답사를 통해 제시하는 추론을 구분하며 읽는 것이다.
1,500여 년 전의 역사는 모든 것이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다. 기록 사이에는 빈자리가 있고, 유적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저자가 어떤 자료를 근거로 그 빈자리를 연결하는지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단순한 독자가 아니라 역사적 수수께끼를 함께 풀어가는 탐색자가 된다.
다양한 방법으로 역사를 이해하다
책은 질문을 발견하는 출발점이고, 현장은 그 질문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공간이며, 저자와의 대화는 서로 다른 생각과 해석을 만나는 과정이다. 책에서 질문을 발견하고, 저자와 현장을 찾아가 직접 보고 묻고 대화하는 것이다.
그 경험을 가지고 돌아와 책을 다시 펼치면 처음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지명과 문장이 다르게 다가온다. 한 권의 책이 하나의 역사적 공간과 연결되고, 그 공간에서 만난 사람들이 다시 책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곤지의 시크릿 미션]과 함께하는 아스카베 신사 탐방도 역사를 이해하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이다.
1,500여 년 전 바다를 건넌 백제 왕자 곤지.
그가 남긴 흔적을 책에서 읽고 그 책을 쓴 저자와 함께 직접 찾아간다. 그리고 같은 장소에 서서 묻고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만의 역사적 이해를 만들어간다.
책으로 만난 역사를 저자와 함께 현장에서 다시 만나는 것. 그것이 역사원정대가 독자와 함께 만들어가고자 하는 새로운 역사 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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